ESC & BEC 이야기

모든 기체에는 ESC(Electronic Speed Control, 변속기)가 들어갑니다. ESC의 역할은 아시다시피 FC의 명령을 받아서 모터로 흘려보내는 전류의 양을 조절하여 결과적으로 모터의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ESC는 주변 3가지랑 연결됩니다.

첫째는 모터에 전류를 흘려 줄 전류를 받아오기 위해서 배터리랑 연결되어야 합니다(2가닥)

둘째는 모터에 전류를 공급해 주기 위해서 모터랑 연결되어야 합니다(3가닥)

세째는 모터에 얼마만큼의 전류를 흘릴지 FC로부터 명령을 받아오기 위해 FC랑 연결되어야 합니다(두가닥 또는 세가닥)

 

첫째와 둘째는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런데 세째가 문제지요. 세째를 보면 얇은 선에 어떤 변속기는 선이 두가닥이고 어떤 변속기는 세가닥입니다. 보통 두가닥일 경우는 검정, 하얀색이고 세가닥일 경우는 노랑, 빨강, 검정 또는 하얀, 빨강, 검정입니다. 그 증에서 가운데 빨강색이 전원(+), 검은색이 전원의 그라운드 선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얀이나 노랑색은 FC로부터 명령을 받는 신호선입니다. 선이 두가닥인 변속기는 OPTO 변속기라고 부르고, 선이 세가닥인 변속기는 BEC내장 변속기라고 부릅니다. 기능적으로 보면 OPTO변속기는 5V 출력 기능이 없고, BEC내장 변속기는 기자재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5V 출력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이름도 정확한 이름은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 BEC 내장된 ESC : ESC w/BEC (세가닥)

– BEC 없는 ESC : 그냥 ESC 또는 ESC wo/BEC (두가닥)

– OPTO ESC : Opto isolated ESC (세가닥)

이렇게 불러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OPTO 라고 부르는 변속기는 BEC 없는 변속기는 맞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닙니다. 엄밀하게 보면 OPTO isolated 변속기가 따로 있습니다.

 

항상 FC로부터 명령은 반드시 받아야 하기에 신호선을 연결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반드시 연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전원선이 애매합니다. 어떤데는 연결해라 어떤데는 연결하지 말아라 등등… 그러면 이 변속기에 붙어있는 전원선은 왜 있을까요?

 

여기에서 역사적인 고찰이 필요합니다 ㅎㅎㅎ~

초기 RC에서 모든 동력원은 배터리가 아니었습니다. 지금이야 리폴배터리가 나와서 배터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리폴이 이렇게 대중화 된 것이 몇년되지 않습니다. 그 전에는 수소배터리(NiMH), 그 이전에는 카드뮴 배터리(NiCd – 니켈 카드뮴을 줄여서 니카드 배터리라고 했습니다)를 사용했지요. 물론 저장 용량도 형편없었고, 무게는 엄청 무겁고, 방전율도 지금같은 45C, 60C는 꿈도 못 꾸었습니다. 게다가 메모리 효과라고 해서 완방하지 않으면 완충되지 않는 등, 한마디로 RC의 동력원으로 쓸 수 있는 배터리가 아니었지요. 그래도 그때도 헬기도 날리고 비행기도 날리고 차도 굴리고 다 했습니다. 무엇으로 했을까요? 네 바로 엔진입니다. 엔진이 모든 동력을 책임졌지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프로펠러나 바퀴야 엔진으로 돌리면 되지만 각종 기자재(수신기, FC, 서보 등등등…)들은 전기를 먹어야 돌아가는 놈들인데 그 전원은 누가 공급할거냐 하는 문제였죠. 그때 사용된 배터리들이 위에서 언급한 수소나 니카드 배터리였습니다. 기자재는 높은 방전율이 필요가 없으므로 나름대로 쓸만 했…다기 보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드디어 리폴배터리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RC계에 가히 혁명적인 신세계가 열린 것이지요.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엔진보다 다루기도 쉽고 간편하고 출력도 더 좋으니 리폴로 옮겨타지 않을 이유가 없었지요. 사실 엔진 다루어 보면 미칩니다. 이유없이 공중에서 시동꺼지고(바로 추락입니다^^) 시동 꺼지지 않게 조절하면 이번에는 과열되서 피스톤이 실린더 벽에 눌러붙고, 한탕하고 나면 온 기체가 기름 범벅이 되고… 결국 많은 RC인들이 리폴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즉 동력원이 엔진에서 모터로 바뀐 것이지요. 이렇게 리폴로 옮겨가면서 모터의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가 나왔고 그것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ESC(Electronic Speed Controller) 입니다.

 

리튬 1개 셀의 전압은 3.7V에 불과하기에 기체를 날릴 정도의 힘을 가지지는 못 하였습니다. 그래서 리폴 3개를 직렬 연결하여 11.1V로 만들어서 사용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개발되어 대중화 된 수신기 등의 각종 기자재는 여전히 5V를 쓰고 있었고 따라서 당시의 기체들은 동력용 배터리, 기자재용 배터리 해서 2개의 배터리를 매달고 다녔습니다. 기자재를 위한 5V는 별도의 배터리가 공급해 주었기에 ESC는 FC의 명령을 받아서 모터의 속도를 제어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모든 ESC는 OPTO였지요.

 

그러다가 사람들이 꾀를 내었습니다. 변속기가 모터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배터리의 전원을 받으므로 변속기 내부에 일종의 변압기(레귤레이터)를 장착하여 11.1V의 배터리 전원을 5V의 전원으로 만들어 기자재(수신기, FC 등등…) 에 공급하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되면 굳이 기자재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별도 배터리를 옆구리에 매달고 다닐 필요가 없다, 라는 발상을 한 것이지요. 그래서 BEC 내장 변속기가 탄생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BEC(Battery Elimination Circuit)입니다. “배터리 제거하기 회로”인 것이지요. 어떤 분이 질문하신 “BEC이 없는 것은 NO BEC이라고 하지 왜 OPTO라고 하느냐”에 대한 답도 여기서 나오지요. OPTO가 먼저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BEC이 먼저 세상에 태어났다면 BEC 없는 놈은 No BEC이라고 하면 되는데 OPTO가 먼저 태어났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간편함 때문에 BEC 내장 ESC를 많이들 쓰시는 편인데 또 고용량(40A 이상)으로 가면이상하게도 BEC 내장 ESC 보다는 OPTO 방식이 더 많습니다. 그 이유는 BEC 내장 ESC 들이 대부분 무게나 가격, 발열의 문제 때문에 높은 볼티지를 5V로 만드는 방법으로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합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는 그 방식의 특성상 스위칭 과정에서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고용량일 경우 그 노이즈의 강도가 강해집니다. 따라서 일정 용량이 넘어 갈 경우 ESC 기능과 BEC 기능을 한 몸체에 합치는 것이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고용량 ESC는 모터 구동에만 충실하라고 BEC이 없는 OPTO가 주를 이루는 것입니다.

 

사실 ESC가 굉장히 중요한 기자재인데 그 중요성에 비해서 그만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ESC가 중요한 이유는 정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종기는 한대인데 그 한대로 쿼드의 경우 4개의 ESC에게 동시에 명령을 내리지요. 그런데 조종기에서 전해오는 그 명령을 각 ESC마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기체가 지맘대로 움직이겠지요. 그래서 ESC캘리브레이션이라는 것을 합니다. 조종기가 “스로틀의 최대값은 이것이고, 최소값은 이것이다 알았냐?” 라고 하면 4개의 ESC는 그 값을 기억해 두었다가 그대로 내는 것이지요. 이것이 우리 회원님들이 질문 올리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대답인 “스로틀 레인지 캘리브레이션”입니다.

 

그런데 캘리브레이션을 하고 나서도 출력이 들쑥날쑥한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중요한데 중요성에 비해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말은 그런 뜻입니다. 캘리브레이션을 잘 못 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캘리브레이션을 매뉴얼대로 했는데도 클린플라이트 모터 모니터링에서 보면 스로틀 최대치에서 값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완벽하게 동일한 경우가 더 드물지요. 시스템은 입력-처리-출력의 과정을 거치는데 ESC도 마찬가지입니다. FC로부터 값을 입력받고 그것을 처리하여 출력으로 내 보내 모터를 돌립니다. 그런데 처리 및 출력에 사용된 부품이 정밀하지 않으면 똑 같은 값이 입력되어도 각각 다른 출력 값을 내는 것이지요(클린플라이트의 MOTOR 모니터링 탭에서 보여지는 값이 입력 값인지 출력 값인지는 제가 잘 알지 못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전통적인 ESC의 명가들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독일의 YGE(YGE 18A 짜리 변속기 1개의 가격이 68불 정도합니다), 콘트로닉스, 미국의 Castle 등등… 이런 애들이 만든 ESC를 보면 출력이 균일합니다. 사실 저는 알리 같은 곳에서 파는 만원 이하짜리 ESC의 품질을 믿지 않습니다. 출력 값에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만 않는다면 그냥 싼 맛에 쓰는거죠. 그리고 요즘은 FC가 워낙에 발전해서 살짝씩 출력 값에 차이가 있더라도 그걸 FC가 ESC의 출력이 아니라 기체의 자세를 읽고 감지하여 보정 명령을 ESC에 내려버려서 크게 기체가 기울지 않고 묻어가는 것입니다. IMU 물방울 수평계 달아서 완전 수평 잡았고, ESC 캘리브레이션 매뉴얼 대로 했고, 기체의 무게 중심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기체가 한쪽으로 흐른다면 마지막으로는 부실한 부품을 사용한 ESC의 들쑥날쑥한 출력 값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이 올라오는 질문이 BEC 내장 변속기의 가운데 전원선을 다 살려서 꽂아도 되냐 하나만 살리고 나머지는 죽여야 하느냐 라는 것입니다. 여러 문서를 읽어 보아도 공통적으로 하나만 살리고 나머지는 죽여라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4개의 BEC 모두 서로 자기가 5V를 공급하겠다고 아우성치면 좋을 것이 없겠지요.

 

이상 ESC & BEC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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